빻은 유아동 콘텐츠에 지친 당신을 위한 그림책 추천

 

며칠 전 케이마트(호주의 대형 잡화 마트)를 배회하다가 이상한 물건을 봤다. 「여자는 방귀 안 껴, 알겠니!!(Girls Don’t Fart Okay!!)」라는 어린이용 그림책이었다. 불길한 직감에 이끌리며 책을 후루룩 살펴봤다. 주인공은 남자아이다. 그 앞에 여자 요정이 나타나 “여자는 방귀를 끼지 않는다”고 우긴다. “여자의 몸은 그렇게 설계되지 않았다”고 말이다. 주인공은 그의 동성 친구들과 함께 사실 여부를 확인하러 떠난다. 여러가지 암컷들이 방귀를 뀌는 여러가지 순간을 엿듣거나 훔쳐본다. 어느정도 ‘증거’를 확보한 이들은 마침내 요정이 방귀를 뀌는 현장을 적발한다. 그 책은 심지어 시리즈였다. 바로 옆에는 「엄마는 방귀 안 껴, 알겠니!!(Mums Don’t Fart Okay!)」가 진열되어 있었다.

“건강한 사람은 방귀를 낀다”는 한 마디면 담백하게 정리될 사실을 ‘재미있게’ 전달하기 위해 애를 쓰는 이 책은 나를 꽤 짜증나게 했다. 아마도 저자는 아동의 고정관념을 ‘고쳐’ 주려는 좋은 의도에서 이야기를 쓴 것 같다. 그 ‘좋은 의도’가 오히려 아동의 세계에 성인의 고정관념을 심으리곤 상상하지 못한 채. 적으면 한두 살에서 많아야 대여섯 살일 아이들은 이 이야기를 읽고 억압된 ‘여자 문화’ -여자는 남자보다 우아하고 청결하고 속되지 않은 존재여야 한다고 요구당하기 때문에 여자들 스스로도 그렇기를 원하게 되는- 의 존재를 인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우아한 여자들 -책 속의 방귀 끼는 여자들은 공주, 인어, 유니콘, 발레리나, 요정 등이다- 이 감추고 싶어하는 비밀을 까발리는 행위로부터 재미를 느낄 것이다. 이런 책이 지금도 어린이에게 읽히기 위해 세계를 돌아다니고 있다. 아이들은 어떤 그림책을 좋아하기 시작하면 수십 번도 읽는단 말이다!

나는 아이에게 읽힐 그림책을 신중하게 고르는 편이다. 아이가 태어났을 때부터 그랬지만, 아이가 커 갈수록 영상매체에는 내가 개입할 공간이 거의 없다고 실감하면서 이 활동의 중요도가 더욱 높아졌다. 「여자는 방귀 안 껴는 (일단은)나의 집에 들여오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유아동용 애니메이션에서 서프라이즈 선물처럼 튀어나오는 ‘빻은’ 순간들은 통제되지 않는다. 어떤 만화에서는 엄마가 밥 하고 설거지하는 사람으로 등장한다. 어떤 만화는 히어로물이면서 단 하나뿐인 여성 캐릭터에게 감초 이상의 역할을 주지 않는다. 모든 아동용 영상 콘텐츠를 미리 검수해 걸러내거나 잘못된 부분만 도려내고 보여주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게다가 영상매체에는 이런저런 것을 보고 싶다는 아이의 주관이 훨씬 많이 발휘되고, 내가 아무리 주양육자라도 이 욕구와 흥미를 일방적으로 단절시킬 수는 없다.

어린이에게 친구들과 어울리는 법, 감정을 조절하는 법, 선한 행동을 지향하는 법 따위를 교육하는 수많은 영상 콘텐츠에서도 여전히 ‘여성’ 만큼은 동등한 시민으로 취급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고 느낀다(그것이 바로 우리가 ‘사회화’되어 온 방식이기 때문에 더 화가 난다). 그래서 내가 기껍게 보여줄 수 있으면서 아이도 좋아하는 영상물의 영역은 아직도 공백 상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인쇄매체는 다르다. 최소한 그림책에 관해서는 젠더 감수성을 기반으로 한 나만의 큐레이션이 가능하고, 그 덕분에 아이에게 ‘세상이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그림책을 고를 때 적용하는 가장 기본적인 규칙은 ‘성별 고정관념에 의한 역할 전시가 없을 것’이다. 그 외에는 1) 주인공이 여성인가 2) 여성이 아니라면, 등장인물의 성비가 기울어지지 않는가 3) 남성 간의 집단 연대감을 자극하는 내용이 아닌가 등을 본다. 그렇게 나의 그림책 선정 기준을 통과한, 그리고 아이도 좋아하는 책 다섯 권을 꼽았다. 참고로 나와 함께 사는 작은 사람은 만 3세다.

 

 

1 「Lucy Goosey」, Margaret Wild&Ann James
「Lucy Goosey」의 주인공은 철새 무리 이동을 앞둔 거위 ‘루시’다. 이제 막 비행과 착지에 익숙해진 중거위 루시는 엄마에게 이사를 간다는 이야기를 듣고 겁에 질려 달아난다. 그는 덤불 속에 숨어 들었다 잠이 들고, 날이 어둑해지고 나서야 다른 거위들이 모두 출발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엄마도 떠난 것 같다. 루시는 두려움과 외로움에 홀로 호숫가를 맴돌고, 지금껏 루시를 찾아 헤매고 있던 엄마가 마침내 그를 발견한다. 엄마와 재회한 루시는 엄마에게 장거리 비행을 앞두고 느끼는 두려움을 이야기하고, 엄마는 그때마다 조목조목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반드시 엄마가 널 찾아내 함께 있어주겠다’고 안심시킨다. 자신감을 찾은 루시는 마침내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엄마와 함께 거위 무리를 따라잡으러 날아간다. 한국에는 「엄마를 기다리는 아기 올빼미」로 번역 소개된 「Owl Babies」와 비슷한 종류의 책으로, 좀더 서사가 깊고 리듬감이 있는 문장이 소리 내어 읽기에 좋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학교 입학 등을 앞두고 양육자와 분리되는 상황에 불안해할 아이에게 읽어줄 만한 그림책이다. 

 

 

2 「Let’s Get A Pup!!」, Bob Graham
불현듯 이른 아침에 일어난 주인공 케이트는 엄마와 아빠의 침대에 뛰어든다. “강아지 키우자!”. 아침 식탁에서 아빠와 케이트가 어떤 강아지를 데려올지 꿈꾸는 동안 엄마는 신문에서 유기견 보호소 입양 광고를 발견한다. 가족은 그 길로 바로 유기견 보호소로 향하고, 수많은 철창 속 유기견들 가운데 케이트의 조건에 딱 들어맞는 강아지 ‘데이브’를 발견한다. 그러나 데이브를 데려가기로 이제 막 결정한 찰나, 바로 옆 칸의 다른 개가 세 사람의 눈을 사로잡는다. 어리고 조그만 데이브와는 정 반대로 늙고, 거대하고, 냄새나는 개 ‘로지’다. 데이브를 데리고 집으로 돌아온 첫날 밤, 케이트 가족은 로지 생각에 잠을 이루지 못한다. 모두가 같은 마음이라는 것을 확인한 이들은 다시 유기견 보호소로 달려가 로지를 입양한다.

아이들이 ‘애완동물’ 개념으로 반려동물을 요구할 법한 시기, 혹은 그 이전부터 읽어주면 좋을 것 같은 책이다. 분양구매가 아닌 유기견 입양을 선택하면서도,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것이 생각보다 쉽지 않음 -여러가지 의무가 따르는 점- 을 적당히 보여준다. 엄마-아빠, 양육자-피양육자 간의 가족 관계가 제법 평등하게 묘사되는 것도 장점이다. 특히 짧은 머리와 코의 피어싱, 문신과 편안한 복장이 눈에 띄는 케이트의 엄마는 지금까지 그림책에서 봐온 것들 가운데서도 가장 신선한 조형이다.

 

 

3 「The Gruffalo’s Child」, Julia Donaldson & Axel Scheffler
“어떤 그루팔로도 한밤중 산 속 깊이 들어가면 절대 안 돼”는 경고로 책은 시작한다. 아빠 그루팔로가 어린 시절 그곳에서 거대하고 못된 ‘괴물 쥐’를 본 적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어느 눈 오는 추운 날 밤, 불현듯 용기가 샘솟은 딸 그루팔로는 아빠가 잠든 틈을 타 괴물 쥐를 추적하러 떠난다. 아빠에게 말로만 들은 생김새를 단서로 여러 동물을 의심하지만 번번이 허탕이다. 결국 세상에 괴물 쥐 같은 건 없다고 결론 내리려던 그루팔로는 생쥐 굴 앞을 쓸고 있는 작은 생쥐를 발견한다. “괴물 쥐는 아니지만 야식으로 먹으면 맛있겠다!” 그루팔로가 생쥐를 잡아먹으려는 순간, 생쥐는 갑자기 괴물 쥐를 보여주겠다고 나선다. 달빛을 이용해 ‘괴물 쥐’ 그림자를 만들어낸 생쥐의 속임수에 딸 그루팔로는 혼비백산해 달아난다.
「The Gruffalo’s Child는 한국에도 「용감한 그루팔로의 모험」, 「용감한 꼬마 그루팔로」 등의 제목으로 소개되어 있지만, 한국어 번역판에는 딸 그루팔로를 ‘꼬마 그루팔로’라고 지칭해 여아라는 점이 드러나지 않는 듯하다. 나는 She나 Her같은 성별 인칭대명사 덕분에 그가 여자아이임을 인지했는데, 아빠 그루팔로와 딸 그루팔로의 외형 상 차별점이 없기 때문이다. 즉, 딸 그루팔로가 ‘여아임’을 알아볼 수 있게 하려고 기다란 속눈썹이나 리본을 다는 짓을 하지 않았다는 말이다(유아동 콘텐츠에서 이건 매우 예외적인 일이고, 나는 이 점이 진심으로 좋다). 어린이가 어른들의 금기를 깨고 용기를 시험하러 떠나는 모험 서사의 주인공은 대체로 남자아이들이라는 점, 또, 괴물이나 야수는 일반적으로 남성형으로 재현된다는 점 역시 「The Gruffalo’s Child를 고른 이유다.

 

 

4 「Sloth Slept On」, Frann Preston-Gannon
「Sloth Slept On」은 비슷한 나이대의 여아 1명과 남아 1명, 조금 더 어린 여아 1명이 집 뜰에서 나무늘보를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나무늘보를 난생 처음 본 아이들은 어른들의 도움을 받으려 하지만, 어른들은 너무 바쁘다. 하는 수 없이 아이들은 각자 머리를 맞대고 나무늘보의 정체를 탐구하기 시작한다(도망친 나무늘보를 동물원에 돌려보내 달라는 메시지가 여러 페이지에 걸쳐 숨겨져 있지만 아이들은 눈치채지 못한다). 큰 아이 둘이 놀이를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 사이, 작은 아이는 책에서 나무늘보에 대한 단서를 발견한다. 관심을 끌기 위해 아무리 애를 써도 무시당하던 작은 아이는 결국 소리치며 놀이를 중단시킨다. “봐! 이건 코끼리도 우주비행사도 해적도 기사도 아니라고!” 아이가 펼친 ‘The Rainforest’라는 책에는 나무늘보의 생태가 기술되어 있다. 결국 아이들은 나무늘보를 택배로 부쳐(?) 열대우림으로 보낸다.
「Sloth Slept On」은 나무늘보라는 독특한 동물을 소재로 아이들이 흥미로워할 만한 Fun facts를 전달하면서, 시각 정보를 꼼꼼하게 읽는 능력을 자극한다. 어른들은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고, 큰 아이들은 작은 아이의 목소리에 귀기울이지 않지만, 결국 가장 활약하는 인물은 가장 어린 여자아이이라는 점에서 느낄 만한 바가 있다(실제로 이 책에서는 작은 여자아이가 가장 총명하며 감수성이 풍부한 존재로 그려진다). 또한, 청소를 하는 어른이 남자(아빠)인 반면 신문을 읽는 어른은 여자(엄마)로 추정되어 젠더 편향 요소가 적고, 세 어린이 가운데 한 어린이는 유색인종으로 설정해 인종 편향 요소를 줄였다.

 


 

5 「The Heart and the Bottle」, Oliver Jeffers
「마음이 아플까봐」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어 한국에서도 제법 읽히는 듯한 「The Heart and the Bottle」은 ‘상실’에 관한 책이다. 주인공은 할아버지와 함께 여행하고, 책을 읽고, 여가를 즐기며 세계를 관찰하는 작은 소녀다. 그런데 그의 유일한 보호자이자 친구였던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다. 주인공은 -아마도 마음이 너무 아프기 때문에- 마음을 꺼내 단단한 병 속에 넣고, 병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목에 걸고 다닌다. 마음을 가둬 둔 후 여자아이는 세상에 아무런 관심 없는 메마른 어른으로 자라난다. 그런 여자가 해변을 걷다가 한 소녀를 만난다. 그가 어린 시절 그랬던 것처럼, 혹은 그보다 더 뛰어난 상상력을 가지고 있는 아이는 여자에게 자신의 호기심을 공유하려 하지만, 여자는 더 이상 무엇을 어떻게 대꾸해줘야 할지 모르는 어른이다. 이제 여자는 마음을 다시 제자리에 돌려 놓고 싶다. 그러나 갖은 수단방법을 동원해도 병이 깨지지 않는다. 방법은 해변의 여자아이가 알고 있다.

‘죽음’ 내지는 영원한 헤어짐이라는 개념을 어렴풋이 배울 수 있는 「마음이 아플까봐」는 남겨진 사람의 삶에 대한 이야기이다. 어려운 상황을 돌파하는 방법은 생각보다 단순할 수도 있다는 것, 혹은 어린이의 단순하고 직관적인 사고방식이 때로는 발상의 전환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도 있다. 물론 우리 집 아이는 이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무엇을 상상하고 있는가에 가장 관심이 많지만.  

 

 

알고 있다. 그림책 읽어주기는 정말, 정말 피로한 일이다. 어른에게 눈으로 3분 만에 읽을 수 있는 책을 매일 매일, 두 세 번씩 소리내어 읽어주기는 정말 지루하고 피곤한 일이다. 아이가 책을 들고 침대로 달려오기 전에 불을 꺼버리고 싶은 충동은 강렬하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스크린 타임을 통해 오염된 시간을 씻어줄 방법은 이것밖에 없다! 책을 여러 번 읽고 나면 목이 아프고 배가 고프지만, 그래도 「토마스와 기차들」이나 「타요」 를 보기보다는 -유아동 애니메이션을 욕하려면 밤을 새워도 부족하다- 내가 골라준 그림책을 읽으며 재미있어 하는 편이 훨씬 마음 편하다. 티비에 넷플릭스를 연결시켰더니 아이가 자꾸 Despicable Me를 보여달라고 해서 곤혹스러운 요즘이다. 캐릭터는 아이들이 좋아하게끔 만들어놓고 여성혐오로 범벅된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어른들이 밉다. 

 

 

내가 사랑했던 모든 것들을 파괴하는 과정 중에 있습니다

2 Comments

  1. 캐롤라인

    안녕하세요 🙂
    오랜만에 한번 들어와봤는데 글이 업로드되어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그리고 글에 쓰신 the gruffalo’s child라는 책을 지난주에 도서관에서 빌려와서 오늘 저녁에도 읽었던 터라 더욱 깜놀 ^^ 이것도 시리즈인것 같더라구요!
    말씀하신 부분들 저도 항상 염려하는 사항들이라서 와닿았어요 ㅠ ㅠ 책도 영상물도 다 넘 고르기가 힘들어요.
    girl’s don’t fart ok? 이 책도 도서관에서 얼핏 보고 내용이 예상되서 지나쳤던 기억이 납니다. 시리즈로 여러가지 나왔네요;;;; mums don’t fart라니…(항상 뀌는데 ㅋㅋㅋㅋㅋ)
    그래도 다행히 이런 책은 요즘 드문것 같아요.
    저는 애들이 아직 글을 못 읽으니까 읽어줄때 웬만하면 주인공은 여자아이로 바꿔서 읽어요 ㅎㅎ 이름이 안나오고 he만 she로 바꿔읽으면 되는 것들이 꽤 있어서요.
    아실 수도 있지만, 영상물 중에는 요즘 Bluey 이게 꽤 괜찮아요! 자매가 나오는데 언니강아지가 파란색인데다 심하게 개구지고 목소리도 중성적이어서 남아라고 생각할만도 한데 엄마아빠가 애들 한꺼번에 부를때 Girls!라고 해서 자매인거 알았어요. 내용도 재밌고 애들이 잘못했을때 엄마 아빠가 어떻게 모범적으로 대처해야하는지까지도 알려줘서 저도 도움 좀 받은듯요 ㅋ
    그래도 요즘 첫째가 ‘girls는 립스틱 칠하는거야. 엄마는 립스틱 칠했어?’ 따위의 말을 해서 걱정입니다. 제가 립스틱 안칠한지 1년 반 정도 됨에도 불구하고 ㅠㅠ 딴데서 배워오나봐요.
    추천하신 책들 도서관에 있는지 내일 한 번 체크해서 빌려보겠습니다 🙂 감사해요!!

    • 탱알

      와, 캐롤라인님! 안녕하세요.
      매번 제가 블로그나 인스타에서 훔쳐보고 가는 포지션이었는데 제 블로그에서는 정말 오랜만에 뵙네요. 아직도 가끔 들어와 보신다니 개인적으로 감동입니다~; 블로그로 왕래하던 시절 생각도 나고요:)
      저는 지금까지 적당히 섞어서 여자아이 비중이 조금 더 많게 읽어줘 왔는데, 성별대명사를 바꿔서 읽어주는 방법도 있겠네요! 방귀 시리즈가 도서관에도 들어가 있다니 통탄을 금치 못하며…. 전 케이마트에서 뒤늦게 무슨 이런 낡은 책을 파나(몇 주 전에만 해도 매대에 없었거든요) 싶었는데 제법 읽히고 있는 시리즈인가 보군요(분노!)
      아무래도 영상물보다는 그림책이 진보하는 속도가 더 빠른 것 같아요. 유튜브나 넷플릭스나 티비에서는 정말로 딱 맘에 차는 콘텐츠를 찾을 수가 없어서… 괜찮은가 싶다가도 꼭 이상한 부분이 한두 개씩 나오거나 제가 괜찮아도 아이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끝이라서ㅠㅠ 맘만 같으면 책만 읽어주고 싶지만 책 고르고 읽어주는 것도 참 노동이네요… 그런 의미에 추천해주신 BLUEY 설정부터 관심이 갑니다! ABC키즈 사이트에서 살짝 봤는데 괜찮네요~ 작화도 마음에 들고요. 아빠와의 에피소드가 많은 것 같은데 엄마는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해집니다. 애가 좋아할지 언제 한번 기회를 봐서 시도해 봐야겠어요. 추천 감사해요!
      캐롤라인님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계셨다니 반갑네요 ㅎㅎ 릴리한테도 그런 시기(?)가 왔군요. 아무래도 그 나이 즈음 되면 또래들이 하는 이야기의 영향력이 커지기 시작하는 것 같아요. 저희 애는 아직 그런 주장을 갖기엔 어린 나이지만, 한살인가 조금 넘어서부터 립스틱 칠한 캐릭터만 귀신같이 집어서 엄마라고 부르는 거 보고 좀 놀랐습니다;; 저도 화장을 그만둔 지 오래이기 때문에… 제가 아이가 접하는 세계의 전부가 될 수도 없고(그래서도 안 되고), 그렇기 때문에 아이에게 스며드는 성별 고정관념을 완전히 차단하는 게 불가능하단 것도 알고 있고, 제 노력이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 회의감에 사로잡히기도 하지만….그래도 제 선에서 최대한 다른 방향의 에너지를 줘 보려고 애쓰는 중입니다ㅠㅠ 캐롤라인님도 저도 힘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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