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다 된 만화에 페미니즘 끼얹기」가 나옵니다

  제가 쓴 책 「다 된 만화에 페미니즘 끼얹기: 여성 서사 웹툰 읽기」의 출간이 임박했습니다. 2017년에 썼던 웹툰 리뷰 ‘괴물이 된 여자들: 만화 속 ‘성형 미인’과 루키즘(http://taengal.com/archives/171)’과 ‘덴마 8년: 양영순의 여성관은 발전하고 있을까(http://taengal.com/archives/157)’ 이후 출판사 산디에서 웹툰과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출간을 제안받아 시작한 프로젝트고요. 2018년 7월부터 글을 쓰고 엎기를 거듭하면서 2019년 5월에 마침내 모든 원고를…

일 년만에

  5일만 더 지났으면 블로그 이사하고 정확히 일 년 만에 쓰는 글이 될 뻔했다. 왜 일 년동안 아무런 활동도 없었냐면, 이전 블로그 글을 옮기는 과정에서 내가 그곳을 버려둔 사이 들어와 있던 출간 제의를 발견했고 그렇게 책을 쓰기 시작해 완성하기까지 일 년이 걸렸기 때문이다. 기존에 있던 글을 모은 것도 아니고, 내가 매우 느리게 쓰기도 하고, 한…

블로그를 옮기며

  임신을 발견한 직후 호주로 이주하기까지 정확히 3개월이 걸렸다. 평생 익힌 재주라고는 글 쓰기밖에 없는데, 영어 모국어 화자가 아닌 내가 현지에서 ‘무엇을 쓰는 사람’으로서 커리어를 지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느꼈다. 작은 것이나마 기록해보자는 막막한 심정으로 티스토리에서 블로그를 열었다. 한국 업체로부터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바이럴 블로그가 될 수는 없겠지만, 구글 광고 정도는 달 수 있을지도 모르겠고, 어쨌든…

아기 예찬

  개, 고양이, 심지어 조류나 설치류까지도, 모든 동물은 아기일 때 가장 예쁘고 귀엽지만, 그중에서도 인간 아기는 정말로 대단하다. 갓 태어난 아기에게서는 싱그러운 생명의 냄새가 난다. 아기를 품에 안고 있으면 머리통을 덮고 있는 배냇머리가 가는 해초처럼 피부를 간질인다. 우유 외에 다른 음식을 접해본 적 없는 입에서는 달큰한 숨이 뿜어져 나온다. 아직 작고 여린 성대로 옹알이를 하면…

넌 내 하나뿐인 태양

  아기를 떨어뜨리겠다는 나의 의지는 완강했다. 엄마가 되기는커녕 누군가를 반려자로 삼을 준비조차 되지 않았던 나다. 그 존재가 내 마음 속에 한 줌의 불행이라도 싹트게 할 거라면 애초에 만나지 않는 편이 낫다고 생각했다. 내 모자란 그릇 때문에, 아무런 죄도 없이 세상과 연을 맺게 된 너를 미워하게 될까 두려웠던 것이다. 귀가 먹은 듯이 고요하고 오싹할 만큼 불안한 나날들이었다. 서늘해진 아침 공기를 마시며 출근하는 버스 안에서 숨죽여 울던 기억. 자궁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