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서진 엄마들 BROKEN MUMS (3): 웹툰 〈남의 부인〉, 그 남자의 진짜 파트너는 누구인가

나만 바라봐 ‘친구 없는 남자’. 이상적인 배우자의 조건으로 친구 없는 남자를 꼽는 여자들을 왕왕 본 적 있다. 낮은 술자리 빈도, 퇴근하면 칼 같이 귀가, 괜히 바람이나 넣는 허풍선이들 차단, 나를 남자들 친목 모임에 끌고 나갈 일도 없는, 그토록 ‘가정적인’ 남자와의 결혼생활은 비교적 수월할 거라고 말이다. 여자들은 남자의 인생과 나의 인생을 한 덩어리로 반죽하는 꿈을 꾸는…

부서진 엄마들 Broken Mums (1): 〈툴리〉, 육아 외주 공포

셋째가 제일 쉽다고? 영화 〈툴리〉의 마를로(샤를리즈 테론 분)는 기진맥진하다. 윤기 없이 마른 금발은 세어버린 백발처럼 보이고, 충혈된 눈자위에 눈동자마저 빛 바랜 듯 엷은 하늘색을 띤다. 후 불면 재가 되어 바스러질 것 같은 모습으로, 마를로는 출산을 앞두고 있다. 계획하지 않은 아이였다. 그는 이미 딸 사라와 아들 조나를 등교시키는 아침마다 전쟁을 벌이고 있다. 사춘기를 향해 달려가기 시작한…

부서진 엄마들 Broken Mums (0): 들어가며

  얼마 전 수잔 팔루디의 <백래시>를 읽다가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했다. “1972년에 가족사회학자 제시 버나드가 했던 경고는 아직도 유효하다. “결혼은 여성의 건강에 유해할 수 있다.” (…) 이런 연구에서 기혼 여성은 싱글 여성보다 우울증이 20퍼센트 더 많이 발병하고 중증 신경증은 세 배 더 많이 나타낸다. 신경쇠약, 신경과민, 심계항진, 무력감도 기혼 여성들에게서 더 많이 나타난다. 그 외에도 (…)…

책 「다 된 만화에 페미니즘 끼얹기」가 나옵니다

  제가 쓴 책 「다 된 만화에 페미니즘 끼얹기: 여성 서사 웹툰 읽기」의 출간이 임박했습니다. 2017년에 썼던 웹툰 리뷰 ‘괴물이 된 여자들: 만화 속 ‘성형 미인’과 루키즘(http://taengal.com/archives/171)’과 ‘덴마 8년: 양영순의 여성관은 발전하고 있을까(http://taengal.com/archives/157)’ 이후 출판사 산디에서 웹툰과 페미니즘을 주제로 한 출간을 제안받아 시작한 프로젝트고요. 2018년 7월부터 글을 쓰고 엎기를 거듭하면서 2019년 5월에 마침내 모든 원고를…

빻은 유아동 콘텐츠에 지친 당신을 위한 그림책 추천

  며칠 전 케이마트(호주의 대형 잡화 마트)를 배회하다가 이상한 물건을 봤다. 「여자는 방귀 안 껴, 알겠니!!(Girls Don’t Fart Okay!!)」라는 어린이용 그림책이었다. 불길한 직감에 이끌리며 책을 후루룩 살펴봤다. 주인공은 남자아이다. 그 앞에 여자 요정이 나타나 “여자는 방귀를 끼지 않는다”고 우긴다. “여자의 몸은 그렇게 설계되지 않았다”고 말이다. 주인공은 그의 동성 친구들과 함께 사실 여부를 확인하러 떠난다. 여러가지…